오늘의 묵상

    성벽 내부의 적/11월 24일(월)
    2025-11-23 22:50:55
    최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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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느헤미야 5:1-19
    설교일 25.11.24.(월)

    성벽 공사가 한창일 때, 성벽 외부의 적들을 막아냈지만, 성벽 내의 백성 사이에서 원망하는 소리가 크게 일고 있습니다. 성벽 안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가난한 백성들은 밭과 포도원을 저당 잡히고, 부자들은 식량을 꾸어 주는 대가로 땅과 집을 빼앗습니다. 땅과 집이 없는 이들은 자녀들을 종으로 팔아야 하는 처참한 상황을 맞습니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 위해 한 손에 병기를 들고 한 손으로 성벽을 쌓는 동안, 뒤에서는 가진 자들이 못 가진 형제들의 고혈을 짜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공동체의 성벽 재건이라는 거룩한 목표 뒤에 숨어서,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이익을 챙기는 탐욕이 공동체를 안에서부터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이러한 충격적인 현실 앞에서, 백성의 울부짖음과 탄식을 듣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지만,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깊이 숙고하며 신중하게 살피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는 백성들이 부르짖는 내용을 신중하게 살핀 다음에, 대회를 열고서, 귀족들과 민장들을 꾸짖습니다. 성벽 밖의 이방인 원수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려거든, 하나님을 두려워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느헤미야는 행동이 뒤따르는 회개를 요구합니다. 백성들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사장들 앞에서 맹세하게 하여 자기들이 약속한 것을 서약하게 합니다. 옷자락을 털며 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는 하나님이 이렇게 털어 버리실 것이라는 말씀에도 아멘으로 화답하여 실천을 다짐하고, 백성들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갈등은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자기 권리를 희생하며 돌려줄 때 해결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십이 년 동안 총독으로 재임했지만, 총독으로서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느헤미야의 관심은 하나님 성읍의 재건이지 자기 아성 쌓기가 아니었습니다.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포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백성들이 짊어진 짐이 중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히려 유다 사람들과 관리들 150명을 자기 상에서 먹이며 자신의 재산을 털어 공동체를 섬겼습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내가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형제자매를 위해 내가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관념이 아니라, 자기 지갑을 열고 자기 권리를 포기하는 구체적인 삶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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